Electronic Nomad's Octocat

‘거대한 네트워크가 실현되면서 나는 전자 유목민이 되었다’는 상당히 유치한 선언을 21세기가 밝을 무렵 (어쩌면 20세기가 저물 무렵일 수도 있습니다) 어떤 커뮤니티에 적었습니다. 그 커뮤니티에서 저의 닉네임이 ‘electronicnomad’였습니다. 세월이 많이 흘러 그 곳은 사라졌고, 도시 한켠 맥주집에서 간간히 만나던 그들 중에 어떤 이는 세상을 떠났고 어떤 이는 전혀 다른 인생을 살고 댜른 이들은 지금 만나면 서로 알아보지 못 할 만큼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 세월, 初1이 자라나 군역을 해결하고 학사 학위를 얻고 사회에 나와 어떤 회사의 중견사원이 될 시간입니다.

electronicnomad는 별 뜻 없이, 그 커뮤니티에 가입하면서 문득 떠올렸던 몇몇의 이미지를 문자로 치환한 것입니다: PC 통신의 굴레에서 벗어나 인터넷으로 더 없이 넓은 세상을 맞이하는 것과는 반대로 사람들이 지엽적인 것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비논리적이며 감정적인 행동을 부끄럽지 않게 생각하는 것에 환멸을 느껴, 네트워크 상에서는 익명의 방관자가 되고 싶은 마음을 닉네임에 담았더랬습니다.

지금도 그때와 다르지 않으니, 인간 종특은 이렇게 규정되려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