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氏네 삼형제 그리고 이름
우리 동네 철물점을 운영하는 김 씨가 있다.
김 씨는 솜씨 좋은 사람으로 물 새는 지붕, 막힌 변기부터 TV, 냉장고까지 못 고치는 것이 없었다.
김 씨네 집에는 아들 삼형제가 있었는데, 셋 중 막내가 가장 사랑받았다.
김 씨는 우리 동네에서 나고 자랐고, 다른 도시에 가 본 일도 적었다. 그런데 어느 날 ‘전자제품 특화 철물점 프랜차이즈’가 우리 동네에 진출하면서 김 씨의 일도 줄고 걱정도 많아졌다. 걱정이 많아진 김 씨는 아들 삼형제만큼은 반듯하게 키워야겠다며 점집을 드나들며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해 귀동냥을 시작했다.
용하다는 점집에서 김 씨에게 물었다.
“네 아들 셋 중에 누가 제일 총명한가?”
김 씨는 대답했다. “셋째입니다.”
점집 할미는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옳거니 하며 눈을 크게 뜨며 말했다.
“셋째 이름으로 첫째와 둘째를 개명하라!”
김 씨는 둘째와 첫째 이름을 모두 막내와 같은 이름으로 바꿨다.
이제 엄마도 아빠인 김 씨도… 그 누구라도,
첫째 둘째 셋째를 하나의 이름으로 써야 했기에 누가 누구를 부르는지 알 수가 없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씨는 아들 셋의 밝은 미래를 위해 큰일을 했다고 믿으며 만족했다.
사실, 셋째는 학교에서 따돌림받고 매사에 제대로 하는 것 하나 없었지만, 이를 불쌍히 여긴 첫째와 둘째가 집에서만큼은 아버지 김 씨의 사랑을 독차지할 수 있게 그들 스스로 셋째를 배려해 준 것일 뿐, 사실 첫째와 둘째가 학교에서 가장 총명했고, 미래가 촉망받던 학생들이었다.
이제, 가장 배움이 늦고 사회성이 낮고 무례한 행동을 일삼아 친구들에게 미움받는 셋째의 이름으로 첫째와 둘째가 불리게 되어 학교에서의 따돌림과 조롱은 삼형제의 공통의 문제가 되어 버렸다.
그래도 김 씨는 행복했다.
가장 사랑하고 총명한 막내의 이름을 다른 형제에게도 주었으니 모두의 미래가 밝을 것이라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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