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세일즈들에게 가슴 떨리는 말이 있다. ‘밸류 셀링’. 누군가에게는 봄 날 흩날리는 벚꽃잎처럼 설레는 말,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심장마비의 전조 증상으로 느껴질 수 있다. 확률적으로 후자가 확실히 많다.

밸류 셀링은 시장 지배 사업자가 2위 3위와 흙탕물 싸움(공격적인 가격에 의한 이익 잠식을 감수하고 따내는 승리)과 멀어지면서 도도하고 고고한 한마리 학이 된 듯 고객들에게 일류 회사의 향기를 풍겨내며 ‘고객님, 우리와 계약서에 도장 찍으면 안락하고 예술적인 보고서가 금방 만들어질 거예요’ 꿈 같은 희망을 바닥에 깔아 놓고 고객의 결정을 강요하는 일이다. 갑과 을이 전도될 때 가능하다는 말이다.

밸류 셀링은 배짱이 같이 여름 한 철 놀고 먹어도, 겨울이 걱정없는 집안에서나 할 법한 일이다.

그런데, 참 웃기게도 이런 말은 2위 3위 4위… 1위에서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더 많이 입에 담아 올리는 말이다. 어떤 대표가 아랫것들 모아 놓고 이런 말을 한다 ‘고객 만나서 가격 이야기 하기가 쪽팔려, 밸류 셀링 이런 거 몰라?’ 그 회사에 밸류가 있었다면 벌써 1등했다. 지금 본인의 꼬라지를 냉철하게 바라보고 이 싸움은 오로지 value for money 가격경쟁력이 갖추어지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없다는 걸 지금 손가락 끝에 매달려 있는 담배 한 개피가 꽁초가 되지 전에 깨닫지 못 하면 망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 시장의 1위는 영원한 1위로, 2위는 영원한 2위로, 3위는 영원한 3류 인생을 걷게 되는 것이다. 회사가 3위인 것도 서러운데, 사내에서 벌어지는 촌극을 보고 있자니 직원들 인생도 3류가 된 것 같이 느껴진다면 그 회사를 떠나든지 3류 인생을 받아들이든지 둘 중 하나는 해야 한다.